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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으로

논어 이인 3장 — 능호능오(能好能惡) — 오직 인자(仁者)만이 사람을 바르게 좋아하고 미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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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이인 3장 능호능오(能好能惡) 대표 이미지

이인 3장은 아주 짧지만, 사람을 평가하고 대하는 자격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정면으로 묻는 장이다. 공자는 누구나 사람을 좋아하고 미워할 수는 있지만, 그 좋아함과 미워함이 과연 바른 기준 위에 서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본다. 그래서 이 구절은 감정의 존재를 문제 삼기보다, 감정을 공정하게 다룰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문제 삼는다.

핵심 표현인 能好能惡(능호능오)는 흔히 단순한 호불호로 읽히기 쉽지만, 논어의 맥락에서는 사사로운 기분이 아니라 사람을 마땅하게 좋아하고 마땅하게 미워하는 능력을 뜻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도 아첨과 편애가 섞일 수 있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도 질투와 사감이 섞일 수 있다. 공자는 바로 그 왜곡을 걷어 낸 뒤에야 비로소 바른 (호)와 (오)가 가능하다고 본다.

한대 훈고 전통은 이 장을 호오의 공정성 문제로 읽는다. 하안의 『논어집해』와 황간의 『논어의소』 계열 독법은 仁者(인자)만이 사람을 대할 때 사사로움에 끌리지 않고, 선한 이는 합당하게 가까이하고 불선한 이는 합당하게 물리칠 수 있다고 본다. 송대 성리학에서도 주희의 『논어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인이 감정을 없애는 상태가 아니라, 감정을 사욕에서 떼어 내어 마땅함에 맞게 세우는 힘이라고 읽는다.

이인편에서 이 장이 초반부에 놓인 이유도 분명하다. 앞 장들이 인을 삶의 자리와 오래 지키는 기준으로 말했다면, 여기서는 그 인이 실제 인간관계와 판단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묻는다. 사람을 좋아하고 미워하는 일처럼 일상적이고 즉각적인 감정의 장면에서조차 인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1절 — 자왈유인자(子曰惟仁者) — 오직 인자만이 사람을 바르게 좋아하고 미워할 수 있다

원문

子曰惟仁者아能好人하며能惡人이니라

국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직 仁者(인자)만이 사람을 참으로 좋아할 수 있고, 또한 사람을 참으로 미워할 수 있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하안의 『논어집해』와 황간의 『논어의소』 계열 독법은 이 장을 호오의 공정성에 대한 말로 읽는다. 어진 사람은 사람을 대할 때 자기 이해관계나 사적 감정에 끌려가지 않기 때문에, 선한 사람은 마땅히 좋아하고 가까이하며 불선한 사람은 마땅히 미워하고 경계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독법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의 강도가 아니라 감정의 기준이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논어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인)을 사람을 살리고 바르게 대하게 하는 근본 마음으로 읽는다. 그래서 인자는 사람을 좋아해도 사욕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람을 미워해도 사사로운 원한에 머물지 않는다. 이 독법은 能好能惡(능호능오)를 감정의 억제가 아니라, 감정을 공의에 맞게 다스리는 능력으로 본다.

현대적 해석·함의

리더십과 조직의 차원에서 이 구절은 평가의 자격을 묻는다. 누군가를 좋게 보고 싫게 보는 일은 늘 일어나지만, 그 판단이 실적과 원칙이 아니라 친분과 감정에 좌우되면 조직은 곧 편애와 낙인으로 무너진다. 공자의 말은 사람을 평가하는 자리에 설수록 먼저 자기 마음의 사심을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로 읽힌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이 장은 호오 자체를 부끄러워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미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끝까지 따져 보는 일이다. 사심이 앞서면 좋아함은 맹목이 되고 미워함은 보복이 되지만, 인이 기준이 되면 좋아함도 미워함도 상대를 바르게 대하려는 책임으로 바뀐다.


이인 3장은 감정을 없애라는 말이 아니라, 감정을 바르게 쓸 자격이 어디서 오는지를 묻는 장이다. 오직 仁者(인자)만이 사람을 제대로 좋아하고 제대로 미워할 수 있다는 말은, 인간관계의 판단이 사사로운 취향이나 즉흥적 감정에 맡겨져서는 안 된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한대 훈고 전통은 이를 공정한 호오의 문제로 읽고, 송대 성리학은 인이 감정을 공의에 맞게 다스리는 힘이라는 점을 더 분명히 드러낸다. 두 흐름을 함께 보면, 能好能惡(능호능오)는 감정의 풍부함보다 감정의 정당함을 묻는 표현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오늘의 언어로 옮기면, 이 장은 판단의 품격에 관한 말이다. 누구나 호불호는 있지만, 모두가 그 호불호를 정의롭게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자는 인이 없는 호오는 결국 사사로움으로 흐른다고 보고, 사람을 대하는 감정조차 수양의 영역 안에 두었다.

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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