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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공으로

논어 위령공 39장 — 도부동모(道不同謀) — 길과 기준이 다르면 함께 도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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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위령공 39장 도부동모(道不同謀) 대표 이미지

위령공 39장은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관계의 한계를 아주 짧게 정리한 장이다. 공자는 道不同(도부동)하면 不相爲謀(불상위모)라고 말한다. 길이 같지 않다면 함께 일을 꾸미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도)는 단순한 취향이나 세부 의견 차이가 아니라, 사람이 무엇을 옳다고 여기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를 결정하는 근본 기준을 가리킨다.

논어에서 공자는 화합을 중시하지만, 아무 기준 없는 타협을 덕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위령공편이 정치와 인재, 언행과 수양을 잇달아 논하는 가운데 이 장이 놓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함께 일하는 일은 능력만 맞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해 그 일을 하는지의 기준이 맞아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道不同謀(도부동모)는 배타적 폐쇄성을 권하는 말이 아니라, 공적 협력의 바탕이 되는 가치 기준을 분명히 하라는 경계에 가깝다.

한대 훈고 전통은 이 장을 의리와 지향의 차이에 대한 판정으로 읽는다. 하안의 『논어집해』와 황간의 『논어의소』 계열 독법은 (도)가 다르다는 것은 추구하는 의리와 처신의 방향이 서로 다르다는 뜻이므로, 겉으로 한자리에 모여도 실제로는 함께 계책을 세울 수 없다고 본다. 송대 성리학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주희의 『논어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처럼 도가 다르면 마음의 근본이 다르기 때문에, 억지로 함께하려 할수록 일의 겉모양만 남고 중심은 흩어진다고 읽는다.

그래서 이 문장은 단순히 사람을 가려 사귀라는 충고를 넘어선다. 공자가 묻는 것은 누구와 얼마나 잘 지내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 위에서 함께 판단하고 결정하느냐이다. 겉으로는 협력처럼 보여도 목적과 원칙이 어긋나 있다면 그 협력은 오래가기 어렵다. 道不同(도부동)을 가볍게 넘기지 말라는 이 한 문장은, 관계와 조직, 정치의 성패가 결국 기준의 일치 여부에 달려 있음을 압축해 보여 준다.

1절 — 도부동불상위모(道不同不相爲謀) — 가는 길이 다르면 함께 일을 꾀하지 않는다

원문

子曰道不同이면不相爲謀니라

국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도(道)가 같지 않으면 함께 일을 도모하지 말아야 한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하안의 『논어집해』와 황간의 『논어의소』 계열 독법은 道不同(도부동)을 단순한 견해 차이보다 무겁게 읽는다. 군자와 소인의 길이 다르고, 의를 따르는 사람과 이익만 좇는 사람의 판단 기준이 다르다면, 한 자리에 있어도 실제로는 한 계책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독법에서 不相爲謀(불상위모)는 배척의 감정 표현이 아니라, 함께 도모해도 마침내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논어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도)를 마음의 근본 자리와 연결해 읽는다. 추구하는 천리와 사욕의 방향이 다르면, 겉으로는 같은 말과 형식을 나눠도 실제 판단의 출발점이 달라 결국 협력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절은 인간관계의 냉정함을 말한다기보다, 공적 일의 성패가 근본 가치의 합치에 달려 있음을 밝히는 문장으로 이해된다.

현대적 해석·함의

리더십과 조직의 차원에서 이 절은 문화 적합성이라는 말보다 더 깊다. 실력 있는 사람끼리 모여도 무엇을 우선할지, 어떤 선을 넘지 않을지에 대한 기준이 다르면 중요한 순간마다 조직은 갈라진다. 공자의 말은 모든 의견 일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함께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을 만큼의 공통 원칙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道不同(도부동)은 자주 드러난다. 같은 일을 해도 한 사람은 원칙을, 다른 사람은 편의만 중시할 수 있다. 그 차이를 사소하게 넘기면 처음에는 편해 보여도 결국 신뢰와 관계가 무너진다. 공자는 누구와도 적이 되라고 하지 않지만, 함께 도모할 사람은 분별하라고 말한다. 잘 지내는 일과 함께 길을 가는 일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위령공 39장은 협력의 근본 조건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한대 훈고 전통은 이를 의리와 지향의 차이에 대한 현실적 판정으로 읽고, 송대 성리학은 마음의 근본이 다르면 겉의 협력도 오래갈 수 없다는 뜻으로 읽는다. 두 독법은 모두 道不同(도부동)을 취향 차이 정도로 축소하지 않고, 공동의 판단과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기준의 문제로 본다는 점에서 만난다.

오늘의 언어로 바꾸면, 道不同謀(도부동모)는 무조건 같은 사람끼리만 모이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함께 책임질 일을 하려면 무엇을 옳다고 보는지, 무엇을 끝내 포기하지 않을지에 대한 바탕은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공자의 이 짧은 문장은 협력의 기술보다 협력의 기준이 먼저라는 사실을 지금도 분명하게 일깨운다.

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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