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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하으로

맹자 이루하 20장 — 좌이대단(坐以待旦) — 우(禹)·탕(湯)·문왕(文王)·무왕(武王)·주공(周公)이 도(道)를 잇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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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이루하 20장 좌이대단(坐以待旦) 대표 이미지

이루하 20장은 성왕과 명재상의 정치를 한 절씩 짚어 가며, 참된 정치가 어떤 태도와 공부 위에서 이루어지는지를 압축해서 보여 준다. (우)는 좋은 말을 좋아했고, (탕)은 중도를 잡았으며, 文王(문왕)은 백성을 상처 입은 사람처럼 아꼈고, 武王(무왕)은 가까운 이와 먼 이를 함께 살폈다. 마지막에 周公(주공)은 이 모든 덕을 아울러 밤을 새워 생각하고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이 장의 핵심 사자성어는 坐以待旦(좌이대단)이다. 앉아서 새벽을 기다린다는 이 말은 잠을 줄인 근면의 미담에 머물지 않는다. 옳다고 깨달은 바가 있으면 미루지 않고 곧 실행하려는 긴박함, 그리고 도를 이어 받는 사람이 자기 시대에 맞는 길을 찾기 위해 얼마나 간절히 사유했는지를 드러낸다.

한대 훈고 전통은 이 장을 성왕 각각의 덕목을 정리한 목록으로 읽으면서, 마지막의 周公(주공)이 三王(삼왕)의 장점을 겸해 네 가지 일을 펴려 했다는 데 주목한다. 송대 성리학은 여기에 더해, 도를 이어 받는 공부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숙고되고 시대 현실에 맞게 통합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루하 20장은 단순한 고대 인물 찬양이 아니다. 맹자는 정치의 기준을 말할 때 추상적 정의만 내세우지 않고, 각각의 덕목이 실제 통치 태도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예를 들어 보여 준다. 마지막의 坐以待旦(좌이대단)은 그 모든 덕이 결국 실천을 향해 움직여야 한다는 결론처럼 놓여 있다.

1절 — 맹자왈우(孟子曰禹) — 우임금이 좋아한 것

원문

孟子曰禹는惡旨酒而好善言이러시다

국역

맹자는 말씀했다. (우) 임금은 나라를 흐리게 하는 맛 좋은 술을 싫어했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좋은 말 듣기를 좋아했다. 첫 절은 성왕의 덕을 화려한 업적보다 기호와 판단의 방향에서 찾는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孟子章句(맹자장구)와 손석의 孟子正義(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惡旨酒(오지주)와 好善言(호선언)을 함께 보며, 성왕은 욕망을 절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올바른 말을 받아들이는 정치적 개방성을 지녔다고 본다. 술을 멀리한 것은 사치의 억제이고, 좋은 말을 좋아한 것은 치도에 대한 열린 귀를 뜻한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孟子集註(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이 구절을 마음의 사사로운 즐김보다 도리에 맞는 말을 더 귀하게 여긴 태도로 읽는다. 곧 성왕의 덕은 바깥 절제가 전부가 아니라, 자기 마음이 무엇을 즐기느냐에서 드러나며 善言(선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수양과 정치의 출발점이 된다고 본다.

현대적 해석·함의

리더십과 조직의 차원에서 보면 첫 절은 지도자가 무엇을 즐기는가가 조직의 기풍을 정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감각적 보상과 즉각적 쾌락을 좇는 리더 밑에서는 비위 맞추기가 늘어나고, 善言(선언)을 좋아하는 리더 밑에서는 문제를 솔직히 말하는 문화가 생긴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배울 점은 분명하다. 사람은 듣기 좋은 말보다 자신을 바로잡는 말을 더 귀하게 여길 때 성장한다. 惡旨酒(오지주)와 好善言(호선언)의 대비는 즐거움의 취향을 바꾸는 일이 곧 인격 수양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2절 — 탕집중(湯執中) — 중도를 잡고 현자를 세우다

원문

湯은執中하시며立賢無方이러시다

국역

(탕) 임금은 치우침 없이 (중)을 지켰고, 현자를 세울 때는 문벌이나 지역, 출신 같은 경계를 따지지 않았다. 이 절은 기준의 바름과 인재 등용의 공정함을 함께 묶는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孟子章句(맹자장구)와 손석의 孟子正義(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執中(집중)을 정사의 균형감으로, 立賢無方(입현무방)을 인재 선발의 공공성으로 읽는다. 성왕은 한쪽에 치우친 사사로운 호오로 국정을 움직이지 않고, 쓸 만한 사람이라면 어느 부류에서든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孟子集註(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중)을 단순한 절충이 아니라 천리에 맞는 마땅한 자리로 이해한다. 따라서 立賢無方(입현무방)도 규칙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사심이 없다는 뜻으로 읽히며, 인재를 알아보는 기준이 혈연과 편당이 아니라 도리 자체에 놓여야 함을 강조한다.

현대적 해석·함의

리더십과 조직에서는 執中(집중)과 立賢無方(입현무방)이 함께 가야 한다. 원칙 없는 유연함은 흔들리기 쉽고, 편 가르기식 인사는 조직을 빠르게 병들게 만든다. 기준은 단단하게 세우되 사람을 뽑는 문은 넓게 열어 두는 태도가 필요하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이 절은 편견을 경계하게 한다. 우리는 종종 익숙한 사람의 말만 믿고 비슷한 배경의 사람만 신뢰하려 한다. 그러나 立賢無方(입현무방)은 배울 만한 사람을 알아보는 데 사적인 틀을 앞세우지 말라고 요구한다.

3절 — 문왕시민여상(文王視民如傷) — 백성을 상처 입은 사람처럼 보다

원문

文王은視民如傷하시며望道而未之見이러시다

국역

文王(문왕)은 백성을 마치 상처 입은 사람 보듯 아꼈고, (도)를 바라기는 아직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한 것처럼 간절했다. 이미 큰 덕을 지닌 이도 백성 앞에서는 더 조심하고, 도 앞에서는 늘 부족함을 느꼈다는 뜻이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孟子章句(맹자장구)와 손석의 孟子正義(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視民如傷(시민여상)을 군주가 백성의 고통을 자기 일처럼 살피는 태도로 읽고, 望道而未之見(망도이미지견)은 도를 향한 끝없는 구학의 마음으로 본다. 이미 어진 임금이라도 백성을 대할 때는 늘 두려움과 조심을 잃지 않는다는 뜻이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孟子集註(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이 절을 더욱 내면화해 읽는다. 백성을 상처 입은 사람처럼 본다는 것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살아 있다는 뜻이고, 도를 아직 보지 못한 듯 찾는다는 것은 성인이어도 자만하지 않는 공부의 자세를 뜻한다. 어짊과 학문의 갈증이 한 몸이라는 해석이다.

현대적 해석·함의

리더십의 자리에서는 성과를 내는 능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조직 구성원을 숫자로만 보지 않고, 실제로 상처 입을 수 있는 존재로 보는 감각이 필요하다. 동시에 이미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리더의 배움은 멈춘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이 절은 따뜻함과 갈증을 함께 요구한다. 타인에게는 조심스럽고, 진리와 배움 앞에서는 늘 더 배우려는 마음을 지닐 때 삶은 단단해진다. 視民如傷(시민여상)과 望道而未之見(망도이미지견)은 관계와 공부의 기준을 함께 세운다.

4절 — 무왕불설이(武王不泄邇) — 가까운 이도 함부로 하지 않고 먼 이도 잊지 않다

원문

武王은不泄邇하시며不忘遠이러시다

국역

武王(무왕)은 가까이 있는 신하라고 해서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멀리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잊어버리는 법도 없었다. 친소 관계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지 않는 절도가 이 절의 요점이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孟子章句(맹자장구)와 손석의 孟子正義(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不泄邇(불설이)를 친근함 때문에 예를 무너뜨리지 않는 태도로, 不忘遠(불망원)을 멀리 있는 이까지 고르게 살피는 정사로 읽는다. 가까운 자만 챙기거나 먼 자를 소홀히 하지 않는 균형이 바로 왕자의 덕이라는 뜻이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孟子集註(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이를 공정한 마음의 확장으로 본다. 사람은 본래 가까운 관계에 사사로움이 끼기 쉽고, 먼 관계에는 무심해지기 쉽다. 武王(무왕)의 덕은 바로 그 편향을 넘어서 관계마다 마땅함을 지키는 데 있다고 읽는다.

현대적 해석·함의

조직에서는 가까운 사람에게는 느슨하고 멀리 있는 사람에게는 무심한 리더가 가장 빠르게 신뢰를 잃는다. 핵심 인력만 챙기고 주변 팀을 잊거나, 친한 사람의 실수는 넘기면서 낯선 사람에게만 엄격한 태도는 결국 공정성을 무너뜨린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우리는 친한 사람에게 예의를 덜 지키고 멀어진 사람은 쉽게 잊는다. 不泄邇(불설이)와 不忘遠(불망원)은 관계의 거리와 상관없이 태도의 기준을 잃지 말라는 요청으로 읽힌다.

5절 — 주공사겸삼왕(周公思兼三王) — 깨달으면 바로 행하려고 새벽을 기다리다

원문

周公은思兼三王하사以施四事하시되其有不合者어든仰而思之하사夜以繼日하사幸而得之어시든坐以待旦이러시다

국역

周公(주공)은 (우)와 (탕), 그리고 文王(문왕)과 武王(무왕)의 덕을 아울러 앞의 네 가지 일을 실제 정사에 펴고자 했다. 그런데 자기 시대와 잘 맞지 않는 점이 있으면 하늘을 우러르며 밤낮으로 생각했고, 다행히 그 뜻을 깨치면 곧 시행하고 싶어 앉아서 새벽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坐以待旦(좌이대단)은 바로 그 긴장과 실행의 속도를 보여 준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孟子章句(맹자장구)와 손석의 孟子正義(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周公(주공)이 앞선 성왕들의 덕을 종합하여 자기 시대의 정치에 맞게 펼치려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其有不合者는 옛 제도나 덕목을 그대로 베끼기 어려운 현실을 가리키며, 그럴수록 더욱 숙고하여 시대에 맞는 시행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坐以待旦(좌이대단)은 그 해법을 얻은 뒤 한순간도 늦추지 않으려는 실천의 긴박함을 말한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孟子集註(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이 절을 전승과 창조의 결합으로 읽는다. 도는 옛것에서 배우되, 자기 마음으로 깊이 사유해 오늘의 현실 속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夜以繼日(야이계일)은 단순한 근면이 아니라 도를 밝히려는 공부의 집요함이며, 坐以待旦(좌이대단)은 깨달은 도리를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려는 성실의 극치로 이해된다.

현대적 해석·함의

리더십과 조직의 차원에서 보면 마지막 절은 좋은 선례를 베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말한다. 탁월한 조직은 선배 세대의 원칙을 배우되, 자기 환경에 맞지 않는 지점을 밤낮으로 고민해 다시 설계한다. 그리고 방향이 분명해졌을 때는 미루지 않고 곧 실행에 들어간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坐以待旦(좌이대단)은 강한 자극을 준다. 배움은 많지만 실행이 늦는 사람에게, 맹자는 깨달음이 생겼다면 날이 새기만을 기다릴 만큼 몸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는 셈이다. 오래 생각하는 일과 곧바로 실천하는 일은 모순이 아니라, 오히려 같은 공부의 두 얼굴이다.


이루하 20장은 성왕의 덕목을 나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모든 덕을 어떻게 이어 받아 자기 시대에 살려 낼 것인가를 묻는다. (우)의 개방성, (탕)의 중정, 文王(문왕)의 백성 사랑, 武王(무왕)의 공정함은 마지막 周公(주공)에게서 하나의 실천 윤리로 묶인다.

한대 훈고 전통은 이 장을 성왕 정치의 덕목 정리로 읽고, 송대 성리학은 그 덕목을 오늘의 마음과 정사 속에서 다시 통합하는 공부로 읽는다. 두 갈래 모두 마지막 坐以待旦(좌이대단)에 이르러 만난다. 옳은 길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생각하고, 찾은 뒤에는 즉시 행하려는 자세가 바로 도를 잇는 사람의 태도라는 것이다.

오늘 이 문장을 읽는 우리에게도 뜻은 분명하다. 좋은 말에 귀를 열고, 기준을 바르게 잡고, 사람을 세심하게 살피며, 관계마다 공정을 잃지 않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그 모든 덕은 결국 실행으로 이어질 때 완성되며, 坐以待旦(좌이대단)은 그 마지막 긴장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준다.

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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