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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하으로

맹자 진심하 1장 — 인자급애(仁者及愛) — 인한 사람은 사랑을 넓히고 불인한 사람은 화를 안으로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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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진심하 1장 인자급애(仁者及愛) 대표 이미지

진심하(盡心下) 1장은 맹자가 인(仁)의 확장과 불인(不仁)의 파괴를 한 문장으로 갈라 보여 주는 장이다. 맹자는 양혜왕을 두고 대놓고 不仁(불인)하다고 말하며, 인한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데서 출발해 사랑하지 않던 대상에게까지 그 사랑을 넓히지만, 인하지 못한 사람은 오히려 사랑하지 않아도 될 것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화를 미치게 한다고 말한다.

이 장의 핵심은 사랑의 범위보다 사랑의 방향이다. 맹자에게 인은 가까운 사람만 챙기는 정서가 아니라, 가까운 데서 출발해 먼 데까지 미쳐 가는 확장의 윤리다. 반대로 불인은 낯선 이를 해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결국 가장 아끼는 사람들까지 해치게 만드는 자기파괴적 질서다. 그래서 이 장은 인과 불인을 추상 개념이 아니라 정치적 결과로 보여 준다.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맹자장구』와 손석의 『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급)을 사랑의 확대, 以其所不愛及其所愛(이기소불애급기소애)를 전도된 정치의 결과로 읽는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이를 마음의 방향성 문제로 더 깊게 설명하여, 인한 마음은 바깥으로 넓어지고 사욕은 안쪽까지 무너뜨린다고 본다.

진심하 첫머리에 이 장이 놓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진심상이 마음과 본성, 수양의 원리를 밀도 높게 쌓아 올렸다면, 진심하는 그 원리가 역사와 정치 현실 속에서 어떻게 시험되는지를 곧장 보여 준다. 양혜왕의 사례는 인이 없을 때 통치가 어떻게 자기 백성과 자기 자제까지 파괴하는지 증명하는 출발점이 된다.

1절 — 불인재양혜왕야(不仁哉梁惠王也) — 인한 사람은 사랑을 넓히고 불인한 사람은 화를 안으로 끌어들인다

원문

孟子曰不仁哉라梁惠王也여仁者는以其所愛로及其所不愛하고不仁者는以其所不愛로及其所愛니라

국역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하지 못하구나, 양혜왕은. 인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베푸는 자애를 넓혀서 사랑하지 않는 대상에까지 이르게 하고, 인하지 못한 자는 사랑하지 않아도 될 것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화가 미치게 한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맹자장구』와 손석의 『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仁者(인자)의 사랑이 가까운 친애에서 출발해 점차 밖으로 확장되는 구조라고 본다. 부모와 자제에게 베푸는 정이 정치와 백성에까지 미쳐야 인의 질서가 선다는 것이다. 반대로 不仁者(불인자)는 토지나 욕망처럼 본래 가볍게 여겨야 할 것을 중하게 여겨, 끝내 자신이 진정 아껴야 할 사람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이 절을 마음의 확충과 사욕의 역류라는 구조로 읽는다. 인은 사단의 마음을 밀어 넓혀 천하에까지 미치게 하지만, 불인은 욕심을 앞세워 도리의 순서를 뒤집는다. 이 독법에서 (급)은 단순한 범위 확대가 아니라 도덕 감정이 마땅한 순서를 따라 자라나는 운동을 뜻한다.

현대적 해석·함의

리더십과 조직의 차원에서 이 절은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의 차이를 정확히 짚는다. 좋은 리더는 자신이 아끼는 사람에게 하던 배려를 제도와 문화로 확장해 더 넓은 구성원에게 미치게 한다. 반대로 나쁜 리더는 성과, 체면, 점유 같은 하위 목표 때문에 결국 가장 가까운 팀과 사람들까지 소모시킨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비슷하다. 인한 사람은 가까운 관계에서 익힌 배려를 낯선 사람에게까지 넓혀 간다. 그러나 욕심이 앞서면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집착하다가 정작 가장 소중한 관계를 상하게 만들 수 있다. 맹자는 불인의 결과가 언제나 바깥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2절 — 공손추왈하위야(公孫丑曰何謂也) — 양혜왕은 땅 때문에 백성을 해치고 자제까지 희생시켰다

원문

公孫丑曰何謂也잇고梁惠王이以土地之故로糜爛其民而戰之하여大敗하고將復之하되恐不能勝故로驅其所愛子弟하여以殉之하니是之謂以其所不愛로及其所愛也니라

국역

공손추가 말하였다. “무슨 말씀입니까?” “양혜왕은 영토 때문에 백성을 전쟁터로 내몰아 싸우게 하였다가 크게 패하였는데, 장차 다시 싸우려 하면서 이기지 못할까 두려웠던 나머지, 사랑하는 자신의 자제를 내몰아 희생시켰으니, 이것을 일러 ‘사랑하지 않아도 될 것(영토)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자제)에게까지 화가 미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맹자장구』와 손석의 『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이 절을 앞선 원칙의 역사적 사례 제시로 읽는다. 양혜왕이 땅을 얻으려는 욕심 때문에 백성을 소모하고, 패전 뒤에도 그 집착을 버리지 못해 마침내 자기 자제까지 위험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이 독법은 土地(토지)가 본래 사람보다 앞설 수 없는 것임을 강조한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이 사례를 사욕이 도덕 질서를 전도하는 전형으로 읽는다. 군주가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 다스리지 못하면, 사랑의 순서와 정치의 우선순위가 모두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혜왕의 문제는 단순한 전략 실패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이미 인의 질서가 붕괴한 데 있다.

현대적 해석·함의

리더십과 조직의 차원에서 이 절은 목표 설정의 폭력성을 경고한다. 중요하지 않은 외형적 성과나 점유율에 집착하면, 조직은 구성원을 끝없이 소모하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 더 위험한 것은, 실패 이후에도 방향을 바꾸지 않고 오히려 핵심 인재와 가까운 사람들까지 더 깊이 희생시키는 일이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체면, 소유, 욕망 같은 것에 사로잡히면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자신의 집착을 위해 동원하게 된다. 맹자는 바로 그때가 불인의 진짜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본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상처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진심하 1장은 인의 정치가 무엇인지보다, 불인의 정치가 어떤 파괴를 낳는지를 통해 인의 의미를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인한 사람은 사랑을 바깥으로 확장하지만, 불인한 사람은 사욕을 안쪽으로 끌어들여 사랑하는 사람까지 해친다. 맹자는 양혜왕의 사례를 통해 이 차이를 냉정하게 폭로한다.

한대 훈고 전통은 이 장을 사랑의 확장과 욕심의 전도라는 대조로 읽고, 송대 성리학은 그것을 마음의 질서가 정치 현실로 나타난 결과로 해석한다. 두 흐름은 모두, 인은 가까운 사랑을 넓히는 힘이고 불인은 가벼운 욕망으로 중한 사람을 해치는 힘이라는 점에서 만난다.

오늘의 눈으로 읽어도 이 장은 여전히 현실적이다. 많은 실패는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덜 중요한 것을 더 중요한 것 위에 올려놓는 데서 시작된다. 仁者及愛(인자급애)는 결국 사랑의 확장이고, 不仁者以其所不愛及其所愛(불인자이기소불애급기소애)는 욕심의 역류다. 맹자는 이 한 줄로 정치와 관계,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운다.

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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