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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상으로

맹자 진심상 16장 — 순거심산(舜居深山) — 순(舜)은 깊은 산중에서도 선(善)을 들으면 강물처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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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진심상 16장 순거심산(舜居深山) 대표 이미지

맹자 진심상 16장은 성인이 어떻게 성인이 되는가를 가장 강한 이미지로 보여 주는 장이다. 순은 처음부터 궁중에서 자란 인물이 아니었고, 深山之中(심산지중)에서 木石(목석)과 함께 지내고 鹿豕(녹시)와 더불어 놀았다고 한다. 겉으로 보면 깊은 산속의 야인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삶이었다.

그런데 맹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순의 비범함을 드러낸다. 순이 다른 점은 태생적 외형이나 화려한 환경에 있지 않고, 一善言(일선언)과 一善行(일선행)을 접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었다는 것이다. 좋은 말을 한마디 듣고 좋은 행동을 하나 보자마자, 마치 江河(강하)를 터놓은 듯 거침없이 그 선을 받아들이는 힘이 순을 성인으로 만들었다고 본다.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맹자장구』와 손석의 『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이 장을 순의 호학과 성선의 실천력으로 읽는다. 산중 생활만 놓고 보면 야인과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선을 들으면 즉시 몸으로 옮기는 점이 달랐고, 그 차이가 끝내 성인과 범인의 간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이를 더욱 심성론적으로 읽어, 본래 맑은 마음이 선을 만나자 막힘없이 흘러나온 상태가 若決江河(약결강하)라고 본다. 즉 성인은 특별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선에 대한 응답이 막히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진심상의 문맥 안에서 이 장은 마음의 본성과 실천의 속도를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 선한 말과 행동을 알아보는 감각, 그리고 그것을 즉시 내 삶으로 끌어오는 추진력이야말로 공부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 짧은 문장은 인간 수양의 본질을 매우 선명하게 압축한다.

1절 — 맹자왈순지거심산지중(孟子曰舜之居深山之中) — 순을 성인으로 만든 것은 선에 대한 막힘없는 응답이었다

원문

孟子曰舜之居深山之中에與木石居하시며與鹿豕遊하시니其所以異於深山之野人者幾希러시니及其聞一善言하시며見一善行하산若決江河라沛然莫之能禦也러시다

국역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舜)이 깊은 산골 역사(歷山)에 살 때 나무나 돌과 함께 지내고 사슴이나 멧돼지와 함께 놀았으니, 깊은 산속의 야인(野人)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한 마디 좋은 말을 듣거나 한 가지 선행을 보고나서 실천할 때는, 마치 강하(江河)를 터놓았을 때의 그 세찬 기세처럼 막을 수가 없었다.”

축자 풀이

사상사 배경

한대 훈고 전통에서 조기의 『맹자장구』와 손석의 『맹자정의』 계열 독법은 이 절을 순의 배움의 태도를 보여 주는 문장으로 읽는다. 순이 산중에서 지냈다는 사실 자체는 성인의 본질이 아니고, 중요한 것은 一善言(일선언)과 一善行(일선행)을 들을 때 곧장 받아들여 실천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이 독법에서 幾希(기희)는 차이가 매우 적다는 뜻이지만, 바로 그 작은 차이가 성인과 범인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된다고 본다.

송대 성리학에서 주희의 『맹자집주』와 정자 어록의 맥락은 若決江河(약결강하)에 특히 주목한다. 선이 밖에서 추가로 주입된 것이 아니라, 순의 마음 안에 이미 준비되어 있던 도리가 좋은 말과 행동을 계기로 터져 나온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독법에서 순의 위대함은 배움의 양보다, 선에 응답하는 마음이 막힘없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찾는다.

현대적 해석·함의

리더십과 조직의 차원에서 이 절은 좋은 환경보다 좋은 수용성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떠올리게 한다. 화려한 배경과 교육을 갖추고도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거친 환경에 있어도 좋은 말을 듣는 순간 바로 바꾸는 사람도 있다. 결국 성장의 차이는 조건보다 선을 향한 반응 속도에서 갈린다.

개인과 일상에서도 이 문장은 위로와 도전을 함께 준다. 지금의 환경이 다소 거칠고 부족하더라도,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을 만났을 때 그것을 핑계 없이 받아들이고 곧장 실천할 수 있다면 사람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맹자는 성인의 씨앗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선을 만났을 때 막지 않고 흘려보내는 태도에 있다고 본다.


맹자 진심상 16장은 순의 위대함을 특별한 환경이나 타고난 신비로 설명하지 않는다. 순은 깊은 산중에서 나무와 돌, 사슴과 멧돼지와 함께 지낸 사람처럼 보였지만, 선한 말과 행동을 만났을 때는 若決江河(약결강하)처럼 막을 수 없는 기세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맹자는 바로 그 점에서 성인의 본질을 본다.

한대 훈고 전통은 이 장에서 작은 차이가 큰 인격의 차이로 이어지는 배움의 태도를 읽고, 송대 성리학은 선을 만나면 즉시 흘러나오는 마음의 본연함을 읽는다. 두 흐름은 모두 성인과 범인의 차이가 배경보다 선에 응답하는 마음의 개방성에 있다고 본다.

오늘 이 장은 성장의 조건보다 성장의 태도를 다시 묻게 만든다. 좋은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는가, 좋은 행동을 보았을 때 얼마나 망설임 없이 따르는가, 바로 그 지점에서 삶의 방향이 갈린다. 舜居深山(순거심산)은 성인이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라, 선을 만났을 때 막지 않고 흐르게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문장이다.

등장 인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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